세계일보

검색

“간암의 90%는 원인질환서 비롯”

입력 : 2022-02-07 07:00:00 수정 : 2022-02-07 03:33: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B형·C형 간염·간경변 환자 고위험군
연 2회 초음파·AFP 검사 꼭 받아야
대사질환 동반땐 암 발생·사망위험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유명인의 투병 중 사망 소식은 질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폐암이 대표적이다. 지난 1일에는 ‘가족 오락관’ 허참의 별세 소식이 간암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절반 이상이 손상돼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암은 발생률만 놓고 보면 전체 암종 중 7위(1만5605명)를 차지한다. 갑상선, 폐, 위, 대장, 유방, 전립선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문제는 간암의 예후가 나쁘다는 점이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8만2204명이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은 폐암(22.7%)이었고, 다음으로 간암(12.9%), 대장암(10.9%), 위암(9.1%), 췌장암(8.2%) 순이었다. 특히 남성에서 발생과 사망률 모두 높게 나타났다.

간암은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가 90%에 이른다. 대한간암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B형간염이 61.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어 알코올성 간염 12.5%, C형간염 10.6% 등의 순이다. 간경변증, B형간염, C형간염이 있는 대상자들이 간암 예방을 위해 1년에 2회, 간 초음파와 AFP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 이유다.

경희대병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김범수 교수는 “만성간질환 중에서도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 환자들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알코올성 간 질환 외에도 비알코올성 간 질환으로 인한 만성 간경변증, 간암 발생 비율이 높아져 이들 고위험군에서의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만성간질환 고위험군은 예방으로 간암 진행을 막기 어려운 만큼 3개월 또는 6개월 주기적인 진단 검사만이 살길이다.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면 간암도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대사질환은 간염환자의 간암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간암학회가 최근 국민건강보험의 자료를 이용해 대규모 연구를 시행한 결과,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서 동반된 대사성 질환의 개수가 많을수록 10년 누적 간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10년 누적 간암 발생률은 5.3%에 그쳤지만, 2개 이상일 경우 8.6∼9.1%로 뛰었다. 다른 원인을 보정해도, 대사성 질환을 3개 이상 동반한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23% 높았다.

특히 당뇨병과 비만은 그 자체로 간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대사성 질환이다. 간암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라도 당뇨병이나 비만이 있을 경우 간암 발생 위험도가 각각 1.97배, 1.12배 증가한다.

이런 대사성 질환은 간암 진단 시 사망률도 높인다. 당뇨병을 동반한 간암 환자의 10년 누적 사망률은 74.8%로 당뇨병이 없는 환자(64.2%)에 비해 사망률이 높았다. 특히 초기 간암에서 당뇨병 동반 시 사망 위험도가 1.54배 늘었다.

대한간암학회는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경우 바이러스 간염 연관 간암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이 증가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 간염 환자나 바이러스 간염으로 인한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지 평가하고 적절히 치료해야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손예진 '순백의 여신'
  • 손예진 '순백의 여신'
  • 이채연 '깜찍하게'
  • 나띠 ‘청순&섹시’
  • 김하늘 '반가운 손인사'